암스테르담, 반 고흐 박물관
2013년 9월 14일. 여행의 두 번째 날.
전 날 담 광장 근처 베이커리에서 구입한 크로와상으로 가볍게 아침을 해결하고, 반 고흐 박물관으로 향했다.
크로와상이 오동통 거대하다.
과일 주스와 크로와상으로 아침. 마트에서 파는 주스는 생과일 주스처럼 되더라. 와우.
집주인 Amanda가 일정을 듣고 선뜻 빌려준 박물관 패스로 인해, 반 고흐 박물관 입장료를 아낄 수 있었다.
가기 전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가면 긴 줄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다.
홀랜드 패스로 할인까지 적용!
사람 많다는 소리에 오전 9시 관람으로 예약했다.
반고흐 박물관 예약은 여기, 홈페이지에서. http://www.vangoghmuseum.nl/vgm/index.jsp
반 고흐 박물관 가는 길. 우측 회색 건물이 첫번째 목적지!
E-ticket을 펄럭이며 긴 줄을 무시하고 앞으로 씩씩하게 나아가면 한번에 쓱 들어갈 수 있다.
예약한 시간에서 30분 후까지 도착해서 입장하라고 안내사항이 나와있었다.
가방 및 외투를 맡기고 관람을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이용료는 무료.
그리고 보안 게이트를 지나면, 관람 시작이다.
검색대까지 있고 삼엄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작품의 사진촬영은 가능하다.
단, 촬영 불가한 작품 옆에는 카메라에 사선을 그은 아이콘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검색대를 한 번 더 통과해야 진정한 입장의 완료
올 해 전시는 Van Gogh at work.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한 시기의 습작들부터 모작,
그리고 말년의 그의 작품들까지 1층부터 순서대로 전시되고 있다.
적어도 한 분야에서 10년쯤 있어야
공부로 치면 이제 뭘 좀 안다, 일로 치면 이제 뭘 좀 할 줄 안다, 가 될터인데,
박물관 1층에서 3층까지 가득 메울 몇 백점의 작품들을 고흐는 단 10년 만에 이뤄냈다.
이 어마어마한 양을 보면, 그의 화풍이 미술계에 미친 영향이 어쩜 당연한게 아닐까 싶다.
올 해 전시 주제. 2014년 1월까지.
교수님에게 제출해야 했던 학생 고흐의 작품. 해골에 담배를 물린 유머를 알다니.
표정도 모두 다르다. 심지어 손목시계에 시간까지 그려져 있다.
과일 정물화.
위 그림으로 직접 실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여기서 고흐가 색과 빛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사용했는지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해바라기
고흐가 머물었던 아를의 집
아를의 침실.
같은 공간이지만, 약간씩 다르게 표현되었다.
연작의 의미로 두 작품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다.
점차 고흐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화풍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붓터치가 남긴 질감, 텍스쳐의 생생한 느낌은 육안으로 확인한 것 보다 사진으로 잘 표현되지 않는게 아쉽다.
일렁이는 들판. 농부가 수확을 하고 있다.
붓터치가 선명하게 남은 캔버스 위 덧칠된 질감과 더불어, 선을 길게 사용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고흐는 완성된 자신의 작품 위에 또 다른 작품을 덧입혀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그의 그림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X-ray를 이용하여,
덧입혀진 작품 아래의 다른 작품을 찾아내기도 했다.
x-ray로 확인해보면, 그림 안에 또 다른 그림이 존재한다.
태오의 집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기억하고 있는 아래의 작품.
별 대수롭지 않게 봤던 작품인데, 이 작품 안에 서로다른 작품 9개가 존재한다.
태오의 집 창 밖의 풍경.
풍경화는 사실 9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그림.
그리고 전시실 마지막 작품.
고흐가 자살하기 2달 전에 완성했다는 최후의 작품.
까마귀 떼는 흡사 죽음을 암시하는 것 같고
어두워진 하늘과 일렁이는 들판은 고독과 불안함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두 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도착했던 반 고흐 박물관은 세 시간도 모자랐다.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근데 이마저도 일부일 터인데.
여담으로, 영어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면서, 일본어 가이드 있는게 조금...부러웠다.
추적추적 오기 시작한 비 때문에, 박물관지구 공원에서 러시아 음식 체험(?) 같은 행사가 있었는데,
거센 바람에 천막이 날라갈 지경이어서 먹거리 탐방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간단하게 핫도그와 커피로 끼니를 때우고,
감자튀김을 먹기 위해 Manneken Pis로 찾아가려고 했으나,
길을 잘못 들어서 실패하고 말았다.
따뜻한 핫초코로 몸을 좀 녹이고, 운하 크루즈로 향했다.
날씨는 여전히 부슬부슬 비와 돌풍을 동반하고 있었다.
대충 들어간 카페에서 몸도 녹이고, 와이파이로 지도 검색도 하고.
운하 크루즈로 돌아본 암스테르담은 다음 포스팅에서 :)
+)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다시 들리게 된 박물관 지구. 비도 그치고, 어둠도 깔리고, 공원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거닐고 있고. 평화로웠다.
암스테르담의 명물, I amsterd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