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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서울에서 목포찍고 제주까지. #회심 #커피템플 #제비달방제주한달살기 2021. 4. 29. 21:11
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뒤로하고, 어찌됐든 내 상태와 상관없이 시간은 잘도 흘러 약속했던 휴가일이 되었다.
질문을 뾰족하게 하기 위함인지, 어떤 해답을 찾기 위함인지, 속은 복잡한데 윗층은 또 밤늦게까지 가열차게 세탁기가 돌아간다.
뜬눈으로 밤을 보내다 예정보다 서둘러 출발하기로 맘먹고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서울에서 목포까지 대략 3시간 30분.
9시 출발 퀸 메리호는 6시 40분부터 차량 선적이 시작되서 7시 40분에 마감된다.
한달살이를 짐을 빼곡히 실은 차를 몰고, 중간중간 쉬면서 찬찬히 움직일 생각으로 새벽 3시 즈음 출발했다.
20분 알람 맞추고 짧게 단잠을 자길 두어번, 어느새 환하게 밝아진 아침 속으로 목포항에 도착했다.
차량을 먼저 선적하고, 선적 의뢰서를 받아 터미널로 돌아와 매표를 했다. 사이좋게 차량과 하나씩 표를 발권받고 터미널 근처 왔다갔다 사진 찍다보니 벌써 승선 시작하는 8시 10분이 되었다. 줄이 줄어들기 기다려 차례대로 승선을 하고, 표에 나와있는 객실을 찾아 입장했다.
운전 후 피로를 풀기 위한 스탠다드 객실. 2층 침대에 번호가 각자 붙어있어서 매표할 때 침대 자리도 지정된다. 코로나 때문인지 처음 타봐서 알 수는 없으나, 8인실에 4명이 입실해서 1층만 꽉찬 상태로 일행이 아님에도 입실과 동시에 일사분란하게 취침 준비가 끝났다.
시간 맞춰 비상용 멀미약을 챙겨먹고 머리 대고 바로 잠든... 아니 기절한 것 같다.
목요일 배는 조금 서행하여 운행하는지라 한시간 정도 더 소요되어 2시에 도착 예정이었다. 12시쯤 눈을 뜨고 이제라도 뒤늦게 퀸 메리호 탐사에 나섰다.
졸린 눈 비비고 갑판 위에 나가 바람에 정신이 번쩍!
저 멀리 안개 넘어 추자도 일대도 구경하고,
배 안에 파리바게뜨와 세븐일레븐이라니...!
휴식을 취하다보니 하선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차량 갑판으로 내려가기 전 보건당국의 간단한 발열체크가 진행되고, 승선 역순으로 내리다보니 20~30분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 같았다. 입도 후 나온 시간은 대략 2시 30분 정도. 배 안에서 브레이크 타임 피해 식사할 수 있는 곳을 급히 찾아보고, 회심으로 이동했다. 고등어소바라니! 놓칠 수 없다!
혹시 브레이크 타임 또는 재료 소진으로 마감일까 조마조마해서 가는 길에 전화를 드렸었다. 그래서일까. 소바 기다리는 동안 맛 보라고 고등어 스시 한 점을 내어주셨다. 비리지 않고 싱싱한 고등어 회!
그리고 곧 연이어 나온 주문한 고등어참깨소바... 참깨통 뚜껑을 실수로 열고 통으로 넣으신거 처럼 통깨가 한가득! 소바 육수도 미소?와 땅콩 아몬드 같은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고등어와 조화롭다. 연겨자 얹으면 깔끔 극대화! 반찬도 정갈하고 그릇 들고 육수 싹 마시고 완그릇하고 나왔다. 얼마만에 밖에서 맛있게 먹은 음식인지 감동.
만족한 식사 후 김사홍 바리스타님의 커피 템플로 이동했다. 초여름 날씨의 제주에서 초록초록 한가득 눈에 담으며 커피 두 잔을 시키는 여유라니. 완벽한 호화로움 아닌가.
소믈리에 잔에 담겨 나온 에스프레소. 산미가 강한 JUICY 에스프레소를 시켰는데, 처음에 맡은 향, 크레마 깨고 맡은 향, 각설탕을 온전히 녹인 향과 맛이 제각각 달라서 설명해주신 대로 천천히 음미하다보니, 탠저린 카푸치노까지 등장!
날씨 좋은 제주에서 빛 좋은 시간대에 방문한 창가자리 카페. 자연광이 역시 최고다.
배부르고 맛있는 커피 마시며 여유부리다 한 달 쭉 머물기로 한 제비달방으로 향했다. 쫄깃한 주차가 왜 네비가 끝나는 지점에서 전화하라고 신신당부하셨는지 알 것도 같다...
밥 달라고 기다리는 까망 애옹이 한참 구경하다 짐 옮겨서 헝클어지기 전 급하게 담아본 제비달방.
꾸준히 오랜만에 일기 작성으로 하루하루 일과 정리하다 마음 속 큰 숙제도 해답을 찾을 수 있음 좋겠다.
씻고 노곤노곤한 상태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마무리 하는, 바람 속의 제주.
+ 더 많은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폭풍 업로드 예정!
배표천국
- 목포<-> 제주 왕복
- 스탠다드룸 58,600원 (침대, 침구 제공, 터미널 요금 포함)
- 배표천국 예약 후 씨월드고속훼리에서 별도 안내. 차량선적 269,120원
회심
- 고등어참깨소바 15,000원
커피템플
- 에스프레소 6,000원
- 텐저린카푸치노 6,500원
제비달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