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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 비처럼 음악처럼.제주한달살기 2021. 5. 4. 23:11
비온다더니 아닌가, 란 생각을 하며 늘어지는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전기장판 위에서 꿈틀거리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깨보니 시간은 정오를 향해가고 있었고 밖은 힘찬 바람소리와 거센 빗소리가 요란했다. 제주 구옥이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긴 했지만, 비오는 날 집안에서 만난 다리 많은 친구는 으... 눈뜨자마자 살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간밤에 든든하게 배를 채운 단백질 잔치의 여운인지 (소고기 500g에 계란찜까지 싹 비움)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아서 멍하니 창밖의 비오는 풍경을 가만가만 보고 있었다. 구옥 안에서 맞는 거센 비바람은 흡사 자동 세차기 안에 들어가있는 기분이 들게 했다. 집안에 있지만 비오는 날에 텐트 안에 있는 것 같았달까. 비를 피해 숨어있는 고양이와 비바람을 피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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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 밤잠과의 사투 #비밀의숲 #한울타리한우 #카페속솜제주한달살기 2021. 5. 4. 19:34
아무래도 불면의 밤이 다시 시작되려는 것 같다. 밤새 못 자고 뒤척이다 점점 방안이 환해지더니 아침이 되고 말았다. 아...전날 아무리 계획을 열심히 세우면 뭐하나. 운전할 컨디션이 안되는걸. 일정 포기하고 오전 내내 밀린 잠을 보충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오후 두시. 식사는 일단 사진 찍고 생각해야 할 것 같아서, 삼각대 세워두고 인물사진 찍어볼 요량으로 비밀의 숲으로 출발했다. 푸른 잔디밭이 펼쳐지고 그 뒤로 길게 자란 나무들이 빽빽했다. 사진 찍고 보니 여기서 웨딩촬영, 스냅촬영 왜 많이 하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다음에 짝꿍이 생겨 함께 제주로 올 수 있다면, 그 땐 나도 여기서 사진 남겨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삼각대 세워두고 혼자 이리저리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그러고 다니니 사진 찍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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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 슬렁슬렁 동네 한바퀴 #대수굴식당 #카페리 #그카페제주한달살기 2021. 5. 2. 22:00
일요일 이른 아침, 시골 골목 어귀 크럭 확성기에서 나오는 소리에 부스스 일어났다. 웰컴이 왜 나오지? 내 귀가 이상한가? 의심하며 귀를 쫑긋. "멜 사세요 멜~ 싱싱한 멜 사세요~" 를 알아듣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휴대폰으로 시간 확인하고 다시 눈감고 반복하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일어났다. 제주에서 식사는 외식으로 해결하기로 맘 먹었던 터. 사실 이렇게라도 안하면 숙소 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을 것 같았기 때문에, 더 배고파서 허겁지겁 식사하기 전에 호다닥 외출 준비를 하였다. 일요일이라 조금 유명하거나 가족 외식 장소거나 사람 몰릴 것 같은 장소는 피해서 차는 두고 슬렁슬렁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나와 조금 걷다보면 언덕 너머로 바다가 펼쳐지는 수평선이 나타난다! 이 흔한 풍경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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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거센 제주 바람. #하도핑크 #카페벨롱 #관음사 #오후다섯시두가지착각조차도제주한달살기 2021. 5. 1. 21:58
저녁 여덟시쯤 깨무룩 잠이 들었다 밤 열시 반?쯤 눈이 떠졌다. 그리고 이 때 큰 실수를 했으니 시계 확인한다고 휴대폰을 본 것이다. 그대로 점점 정신이 맑아지며 밖에 휘몰아치는 천둥번개와 거센 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휴대폰 만지작 거리다 눈 감고 뒤척이길 여러차례, 결국 새벽 늦게 잠이 들었고 눈 떴을 땐 오전 열한시 반이 되어가고 있었다! 낮밤 바뀐 한량 모드는 이번 주말까지만 유예하기로 하고, 새벽에 정리했던 동선대로 서둘러 움직이기로 했다.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 딱새우 리조또를 먹기로 하고 하도핑크로 향했다. 먹기 좋게 칼집 난 딱새우를 수저와 포크로 똑똑 떼어먹고, 매콤한 맛에 콧물 날 것 같을 땐 카라향 에이드를 들이켰다. 카라향 자체가 달아서 그런지 시럽을 넣으셨는데도 몸서리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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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먹고 마시고 먹고. #세화오일장 #칠분의오 #아일랜드조르바 #요요무문제주한달살기 2021. 5. 1. 21:02
제주에 오면 꼭 들리는 곳이 세화, 평대이다. 제주 북동쪽이 일종의 마음의 고향같달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일장 일정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운 좋아서 맞음 다행이고 아님 어쩔 수 없는 일정. 여행지에서 시장 구경보다 그들의 삶 속으로 직접 침투하기 쉬운 방법은 없는데, 그렇다고 일정의 중심으로 맞추기에도 애매하다. 5, 0으로 끝나는 일에 열린다는 세화오일장. 한 달간 머물면서 먹을 과일과 야채는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마음먹고, 열한시반에 서둘러 제비달방을 나섰다. (오일장은 보통 오후 2시쯤 끝난다고 한다.) 꽤 넓은 규모이고, 없는거 빼고 다 있는 재래시장 느낌이었다. 가정의 달 5월에 홀로 방학을 선언하고 행한 제주행이었기에, 어버이날 전 도착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과일을 사서 택배로 보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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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서울에서 목포찍고 제주까지. #회심 #커피템플 #제비달방제주한달살기 2021. 4. 29. 21:11
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뒤로하고, 어찌됐든 내 상태와 상관없이 시간은 잘도 흘러 약속했던 휴가일이 되었다.질문을 뾰족하게 하기 위함인지, 어떤 해답을 찾기 위함인지, 속은 복잡한데 윗층은 또 밤늦게까지 가열차게 세탁기가 돌아간다. 뜬눈으로 밤을 보내다 예정보다 서둘러 출발하기로 맘먹고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서울에서 목포까지 대략 3시간 30분. 9시 출발 퀸 메리호는 6시 40분부터 차량 선적이 시작되서 7시 40분에 마감된다. 한달살이를 짐을 빼곡히 실은 차를 몰고, 중간중간 쉬면서 찬찬히 움직일 생각으로 새벽 3시 즈음 출발했다.20분 알람 맞추고 짧게 단잠을 자길 두어번, 어느새 환하게 밝아진 아침 속으로 목포항에 도착했다. 차량을 먼저 선적하고, 선적 의뢰서를 받아 터미널로 돌아와 매표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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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요새의 도시~2014/베네룩스 2014. 1. 12. 21:56
다시 기차를 타고, 룩셈부르크로.긴 시간이기에 맥주 한 캔 목축이며... 드디어 도착한 룩셈부르크.요새의 도시라는 별명에 걸맞게,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우거진 숲을 가진 도시의 느낌.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러 대충 확인을 하고,금강산도 식후경! 독일의 양과 프랑스의 맛이라더니,음식이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걷고, 또 걷고. 발길 닿는대로 걸어다녔던 이번 여행은 여기서 마무리된다.이 후 다시 하염없이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고,태풍 때문에 돌아오는 일정이 꼬였던 건,한번이면 족할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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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초콜릿 천국 그랑드사브롱~2014/베네룩스 2014. 1. 12. 21:46
온전히 브뤼셀을 돌아보기로 한 날.점심을 뭘 먹지 고민하고 있는데,집 앞 광장에 진동하는 맛있는 냄새!범인은 바로... 광정 옆 해산물 요리 가게!우리도 자리를 잡고, 현지인들과 섞여서,손짓 발짓을 총동원한 주문 공세! 그리고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다는 초콜릿 거리를 찾아가보기 위해그랑드사브롱으로 출발! 여기도 노틀담 성당. 그랑드사브롱 광장에서 시작된초콜릿의 유혹.우와아아앙!!! 두 눈 휘둥그레해져서 구경하다,집주인 커플의 강추인 이곳!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 커피 한 잔 하고 가기로 했다. 초콜릿 전문점이라 그런가. 카푸치노를 시켰는데,맛보기로 나오는 트러플. 아, 행복하다 다시, 궁도 돌아보고, 공원에서 공연중인 어린 친구들도 만나고, 특이하다 싶은 건물들 구경하며 그랑플라스로. 초콜릿 속에 파묻혀 ..